산업 전기료 현실화, 국민 부담 줄여주고 에너지 정책 전환 등 미래동력 시발 돼야

 

 

정부는 21일부터 전기요금을 5.4% 인상한다. 특히 기업에 공급하는 산업용 전기는 6.4% 인상(주택용 2.7%)했다. 재계는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기업에는 산업용 전기라는 명목으로 전기생산비용 대비 89.4% 가격으로 팔아왔다. 원가 이하로 판 것이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100대 대기업은 9조4300억 원의 전기요금을 할인받았다. 반면에 한국전력공사의 부채는 2012년 말 기준 95조886억이 되었다.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OECD 평균의 62% 수준(2010년 기준)이다. 최근 5년 동안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의 가격은 OECD 유럽 국가들의 반값 수준이다. 일본의 산업용 전기료는 우리보다 2.4배나 비싸다. 이렇게 싼 전기료 때문에 전력 사용량이 많은 해외기업이 한국으로 몰려오는 지경이다. 전기가격이 OECD 유럽국가 수준이었다면 우리 기업은 지난 5년간 전기요금으로 138조 원을 더 내야 했을 것이다.

이렇게 싼 전기료가 한국 전기 산업을 왜곡시키고 있다. 2005년에서 2012년 전기가격은 33% 올랐지만 등유는 60%, 도시가스는 75% 상승했다. OECD 평균 전기가격은 등유 가격의 151%인데 반해 한국은 61%밖에 안 된다. 비싸야 될 전기값이 오히려 싼 것이다. 그 결과 전력낭비를 초래했고 전력소비량은 급증했다. 전기 소비량은 소수 기업에 극도로 몰려 있다. 전체 전기 소비자의 1.2%가 64%, 16.5%의 상위 소비자가 약 80%를 차지하고, 가정을 포함한 83.5%의 소비자가 약 20%의 전기를 사용한다. 주택에서는 전체전력 소비의 14% 정도다. 가정용 전기는 누진세가 적용되어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 반면에 산업용은 누진세도 적용되지 않는다. 이렇게 싼 전기료 때문에 기업들은 전기생산성 향상을 위한 설비교체나 투자는 외면하고 전기요금 인상 반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조원가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1.33%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재계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산업경쟁력이 추락한다고 아우성이다. 2011년 기준 산업용 전기소비량은 국민 1인당 4617kWh로 OECD의 두 배인 반면, 주택용 전기 소비량은 OECD 평균의 절반이다. 이미 국민들은 절전 기기를 사용하여 절약하고 있다. 반면에 기업들은 생산설비의 전기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을 거의 하고 있지 않다. 전기료가 저렴하여 전기생산성 향상에 투자할 필요가 없었다. 그 결과 전기대란은 국민의 몫이 되었고, 원전은 계속 가동되고, 더 건설하려 하는 것이다.

낮은 산업용 전기요금은 기업의 해외 경쟁력 확보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원가 이하에 판매된 전기료 적자를 누가 부담하느냐의 문제다. 기업은 여전히 국민에게 부담하라고 한다. 산업용 전기로 인한 손실은 결국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재계의 전기료 인상은 지금까지의 혜택을 조금 철회하는 것뿐이다. 지금껏 국민들이 부담해 온 것을 줄이겠다는 것이고, 기업은 이제 앞으로 제값 내고 전기를 사용하라는 것이다. 현재 비정상적인 전기가격으로 산업체 자가 발전비율은 2011년 현재 일본이 22.6%인 반면에 우리나라는 겨우 4%에 불과하다. 한국전력공사가 제공하는 전기료가 원가보다 저렴한데 누가 자가발전을 하려고 하겠는가? 기름값 상승으로 연비 높은 차량에 대한 선호가 높아짐에 따라 차량들이 연비를 개선하듯, 전기료 인상은 기업들에게 에너지 고효율 장비 교체와 자가발전을 유도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형화되고 집중화된 원전이나 화력발전소를 건설하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전력 수요에 더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산업체의 낮은 전기 요금 체계는 전력 수급 대란을 불러왔다. 전력의 공급 부족보다 수요 과다로 발생한 기이한 현상이다. 따라서 이번의 전기요금 인상 방향은 단순히 한국전력공사의 막대한 부채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이어서는 안 된다. 사회 전반적으로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절약하는 방안이 되어야 한다. 수익증가분을 세금으로 환수하여 기후변화 위기와 핵발전 위험에서 벗어나는 에너지 전환 정책에 투자해야 한다. 기업의 전기 생산성 증대를 위한 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지원하고,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성 관련 분야 육성을 도모하여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내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원문링크)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1700&key=20131121.2203020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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